둘 리 2009. 2. 11. 19:43

화순에는 ‘적벽’이 있다. 조선조 중종때 화순에 유배됐던 선비가 중국 양쯔(揚子)강의 적벽에 버금간다 해서 이름을 붙인

적벽은 풍류시인, 묵객들이 앞다퉈 다녀가면서 일찍이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화순에는 광주 시민의 상수원인 동복호로

흘러드는 창랑천을 따라 노루목적벽과 보산적벽, 창랑적벽, 물염적벽 등이 있는데 이 적벽들을 모두 합쳐 ‘화순적벽’으로

부른다.

화순적벽 중에서 빼어나기로는 노루목적벽이 단연 최고다. 1970년대초 동복호가 만들어지고 1985년에 확장공사가 마무리

되면서 깎아지른 절벽 30m가 물밑으로 가라앉아 옛 위용을 잃었다지만, 그럼에도 웅장한 모습은 여전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노루목적벽은 동복호 상수원 보호구역 철책 안에 편입돼 일반인들의 접근이 금지됐다. 다만 수몰민에

한해 노루목적벽이 바라다보이는 망향정까지 출입할 수 있게 했다.광주 상수도사업본부의 초소에서 출입자를 통제하고

있는데, 신원 확인 절차는 그다지 까다롭지 않은 편. 초소에서 망향정까지 3㎞ 남짓한 비포장길을 따라가다 보면 절벽 위에

서있는 망향정과 그 건너 노루목적벽의 풍경이 숨막힐 듯 장쾌하게 펼쳐진다.



일반인들이 쉽게 가볼 수 있는 적벽은 물염적벽이다. 조선시대 구례와 풍기군수를 지냈던 송정순이 자신의 당호 ‘물염’을

따서 건립한 정자인 물염정 인근에 있다고 해서 물염적벽이란 이름이 붙었다.화순적벽은 남평 드들강 및 영광 가마미해수욕장

과 함께 호남 사람들의 3대 피서지로 꼽혔던 곳. 댐이 없던 당시에는 창랑천에 배를 띄워놓고 아름다운 절벽을 돌아보며

뱃놀이를 즐겼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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