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9.10.19
장소 : 덴마크
현지시각으로 새벽 5시. 금메달의 단꿈에 빠져 있을 법도 했지만, 임수정(23·수원시청은 밤새 뒤척였다.
만신창이가 된 온 몸. 임수정은 “경기를 할 때는 몰랐는데 삭신이 쑤셔서 일찍 깼다”고 했다.
19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09세계태권도선수권 여자 라이트급(-62kg). 4강에도 오르기
전에 임수정의 발목은 다쳐서 부어있었다. 허벅지 통증까지. 설상가상 결승에서 만난 장훠(중국)에게 경기
초반 0-4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럼에도 임수정은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했다”고 했다. ‘괜찮아, 난 할 수
있어’라는 다짐. 대 추격전을 펼친 임수정은 7-8로 뒤진 3라운드에서 오른발차기로 장훠의 얼굴을 강타해
10-8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2002년 부산)과 올림픽(2008년 베이징)에 이어 세계선수권까지
제패하는 순간. 한국태권도 사상 그랜드슬램은 문대성(33·IOC선수위원), 황경선(23·고향시청)에 이어
3번째다.
임수정의 우승은 역발상의 결과다. 2007하계유니버시아드 결승. 자국선수를 응원하는 태국관중들의
‘타일랜드’ 응원소리가 임수정에게는 ‘대한민국’으로 들렸다. 2009세계선수권에서 임수정의 경기는 대회
마지막 날. 앞선 선수들의 결과가 좋으면 좋은 대로, 좋지 않으면 좋지 않은 대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정이었다. 아버지 임경환(54) 씨는 “며칠 전 통화를 했는데 (임)수정이가 ‘아빠, 2007년 올림픽예선
(영국 맨체스터)에서도 마지막 날이었는데 1위했잖아’라며 도리어 나를 안심 시키더라”며 웃었다. 임수정은
“전자호구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그것 역시 생각하기 나름”이라며 특유의 긍정적 사고를 드러냈다.
한편, 남자 라이트급(-71kg) 김준태(23·성남시청)도 금메달을 추가했다. 한국은 남자부에서 금메달
3개로 19회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여자부(금메달 2개)는 중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국 여자태권도의 ‘간판’ 임수정(23·수원시청)이 2009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라이트급(-62kg)에서 우승,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임수정은 19일 덴마크 코펜하겐 베라호프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여자 라이트급 결승전에서 장훠(중국)와 난타전을 펼친 끝에 10대8 판정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여자
대표팀 김진기 코치(수원시청)가 알려왔다.
이로써 임수정은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7 하계유니버시아드, 베이징올림픽을 차례로 석권, 문대성
(동아대 교수), 황경선(고양시청)에 이어 국내 세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날 1라운드를 부전승으로 통과한 임수정은 4강까지 거침없는 기세로 진출한 뒤 준결승전서 에스테파니아
가르시아(스페인)를 맞아 3점짜리 안면 발차기만 3개를 성공시켜 9대5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임수정은 결승 1회전에서 장훠에게 초반 몸통 돌려차기를 내주며 선취점을 빼앗긴 뒤 2회전에서는 뒤돌려차기를
시도하다가 얼굴 내려찍기를 허용, 0대4로 뒤지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그러나 2라운드 후반 전열을 가다듬은
임수정은 오른발 몸통돌려차기로 1점을 만회한 후 얼굴내려찍기로 3점을 보태 4대4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후 접전을 펼치며 얼굴내려찍기 1개씩을 주고받은 두 선수는 장훠가 한 점을 더 보태 7대8로 2라운드를 마감한
뒤, 3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임수정이 오른발 내려찍기를 장훠의 안면에 적중시켜 짜릿한 역전우승을 일궈냈다.
한편 남자 남자 라이트급 김준태(23·성남시청)는 준결승에서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미국 ‘로페스
가문’의 셋째 아들 마크 로페즈에 7대5로 역전승을 거둔 뒤, 결승에서 포트빈 맥심(캐나다)을 맞아 돌려차기와
기습적인 왼발 공격을 연속 성공시켜 5대2로 승리를 거두고 우승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대표팀이 금메달 3개를 따내며 세계선수권 19연패 위업을 이뤘으나, 여자대표팀은
중국과 금메달 수(2개)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은메달에서 밀려 1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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